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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거리

내가 줌렌즈를 고르는 기준이다.




대충 추려보면 내가 찍은 사진의 약 10%정도는 줌렌즈로 찍었다.

그것도 여행가서 주구 장창 찍었던게 10%인거고 그 외에는 모두 단렌즈로 찍었다.


줌렌즈를 많이 안써봐서 모르지 않냐고 할 수 있겠는데

써보긴 은근 많이 써봤다

물론 비싼 렌즈는 안써봤지만 어지간한 DSLR, 미러리스 중상급 렌즈들은 다 써본 듯 하다.






1. 손떨림 방지

 있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표준줌은 망원도 아니고 어지간하면 손떨림 방지가 없다고 하더라도 큰 문제 없다고 이야기를 한다. 게다가 손떨림 방지 장치가 있을 수록 화질이 떨아진다는 주장도 한다. 근데 이건 요즘 시대에는 통용되는 얘기가 아니다. 한창 DSLR 보급기가 뜨고 있을 무렵(2000년대 후반) 탐론의 17-50렌즈 시그마 18-50 렌즈가 사람들 입에 오르락 내리락 했다. 표준줌으로 상당히 괜찮은 화질과 편의성, 그리고 밝은 조리개 값으로 캐논, 니콘의 17-55에 비해 엄청난 가격으로 시장에 나왔기 때문인데 이때만 하더라도 이 렌즈들은 손떨림 방지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그냥 없는게 맞다고 생각한건지... 뭐 지속적으로 그 후에는 대부분의 표준 줌 렌즈에는 손떨림 방지 기능이 탑재되었다.

 이전에 내가 단렌즈를 선호하는 이유에서 줌렌즈의 장점은 편의성이라고 글을 썼다(http://benzyl.tistory.com/435). 줌렌즈는 편의성 빼면 시체다. 손떨림 방지는 편의성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여행 중 손떨림 방지가 있는 것과 없는건 엄청난 차이가 있는데 다음 사진을 보면 된다.





 후지필름 XF18-55mm f2.8-4 렌즈이다. 난 삼각대를 들고 가지 않았다. 실제 상황은 이보다 더 어두웠었다. 게다가 파노라마로 붙인 사진이다. 표준줌으로 이걸 어떻게 찍냐고? 손떨림 방지가 있어서 찍었다. 만약 손떨림방지가 없었다면 절대 못찍었을 사진이다. 심지어 조리개도 고정조리개가 아니기 때문에 셔터속도 확보는 더 힘든 상황이었는데 말이다. 

 손떨림방지는 기본이다. 최신 렌즈들은 손떨림방지 기능으로 인해 화질이 떨어지지도 않고, 모듈도 상당히 소형화 되어서 부피가 그다지 커지지도 않는다. 누군가가 손떨림 방지가 있는 표준 줌 렌즈들은 화질이 떨어진다고 하면 그사람은 솔직히 말해 조금 늦게 정보를 얻거나 잘 모른다고 생각한다. 뭐 게다가 요즘 나오는 고급 렌즈들 보면 (24-70 II나 24-70VR, 24-70VC) 화질 정말 장난없다. 가능하면 손떨림 방지 기능이 있는 렌즈를 사자.


2. 조리개 (f2.8 , f2.8-4, f4)

 F값이 큰 렌즈일 수록 크기, 부피가 작다. 나는 f2.8-4와 같은 가변조리개 렌즈를 추천하는 편이다. 고정조리개 f2.8은 무겁고 f4는 너무 어둡기 때문이다. 보통 여행에서 풍경사진을 찍을 때 최대 광각에서 찍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f2.8은 상당히 유용하게 쓰인다. 그리고 망원에서 f4값은 뭐 나름대로 괜찮은 심도도 확보가 되고 엄청 어둡지도 않아서 손떨림 방지 기능과 같이 쓴다면 큰 무리없이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근데 왜 f3.5-5.6은 없냐고? 3.5-5.6은 대부분의 번들렌즈에서 보여주는 f값인데 개인적으로는 좀 집어치웠으면 한다. 특히 크롭바디에서 3.5-5.6은 심도를 느끼기도 힘들고 조리개도 어둡고 매력도 없고 화질도 별로다. 뭐 어느정도 렌즈 구매를 하고자 서핑 중에 이 글을 읽을테니 아마 번들을 팔고 다른 렌즈를 살 생각이 있을 것이다




3. 화각 (3배, 5배, 10배 이상)

 3배줌은 보통 f2.8 5배 줌은 2.8-4 혹은 f4 정도 F값을 가진다. (물론 3.5-4.5도 있고 이것저것 있긴한데.. 뭐 그렇다 치자) 

 예를 들면 17-55mm, 24-70mm / 16-85 혹은 24-105 / 16-300 혹은 28-300 같은 렌즈들을 말한다.

 솔직히 편의성이라... 이게 좀 애매한데.. 나는 특성상 망원을 가끔 활용하는 편이고 여행용으로 표준줌을 쓰기 때문에 5배줌 렌즈를 선호한다. 물론 지난 여행에는 18-55mm를 가져갔었지만 후지에서는 17-70이 없거든... 내년에 여행갈 때에는 아마 24-105나 24-120 같은 렌즈를 가져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근데 또 막상 비싸기 때문에 24-85mm f2.8-4로 갈지도 모른다. 슈퍼줌은 뭐 나쁘진 않은데 개인적으로 화질이 어쩔 수 없이 떨어지기 때문에 약간 꺼리는 편이며 여행용으로 정말 좋긴하지만 내가 다른 곳에서 가끔 표준 줌을 쓸때도 있기 때문에(스튜디오 촬영) 가장 배제하는 편이다. 솔직히 이건 개인의 취향이 가장 크다고 본다.


4. 무게

 대책없이 크고 무거운 대구경 렌즈가 나쁘다는게 아니다. 편의성 따지면 좀 가벼운게 낫지... 


5. 가격

 크롭바디 DSLR이라면 서드파티를 추천한다. 30만원대에 살 수 있는 시그마, 탐론은 캐논, 니콘 표준 줌 렌즈들보다 화질이 뛰어나다. 단점은 AF가 조금 느리거나 부정확하다는거? 근데 개인이 거의 체감하긴 어렵다. 근데 비싼 렌즈가 화질은 좋다. 근데 가격 올라도 AF가 초고속을 반드시 써야하는게 아니라면 서드파티 추천한다. 크롭바디는 시그마, FF는 탐론. 






결론


난 위와 같은 기준으로 줌렌즈를 선택한다. 근데 지금 표준 줌렌즈는 후지밖에 없다. 가지고 있는 니콘 D750에 맞는 표준 줌 렌즈를 하나 살까 요즘 고민 중이기는 한데 아마 24-120이나 24-85D를 생각한다. 24-120은 비싸고 좋은 렌즈라서. 24-85D는 손떨림방지도 없지만 저렴한 가격에 꽤나 괜찮은 조리개 값을 가진데다가 1:2 간이매크로까지 되기 때문이다. 근데 여태 고민하는거 보니 아무래도 안살듯 하다. 싸게 매물이 나오면 혹시 몰라 살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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