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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카메라&렌즈

라이카 M-E (Leica M-E) 리뷰

Leica M-E

사진, 카메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은 라이카에 대해 들었을 것이다.

135판형의 표준화를 한 카메라 제조사이고

수많은 유명 작가들이 사용했으며

굉장히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카메라로

한번쯤은 써보고 싶다는 선망을 가지게 되는 브랜드

 

라이카 M-E는 약간 라인업이 독특한데

엔트리 계열의 M 바디이다.

M3 부터 시작해서 현재 M10P 까지 나온마당에

중간 M9 - M240 - M-P - M10 과는 다르게 숫자가 아니라 E라는 명칭이 붙어있다.

M9에서 프레임 라인 셀렉터와 USB 단자를 제외하고 모든 것들이 동일하게 나왔다.

그리고 라이카의 마지막 CCD 센서 바디이다 (M240하고 동시에 발매된걸로 알고 있는데 M240은 CMOS, M-E는 CCD)

 

어쨌든 M9가 출시된지 10년쯤 되어가고 이 바디는 2012년에 출시한 만큼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난 바디임에도

가격이 비싸다.. 중고가가 아직도 200중후반에 거래되고 있다. 출시가격이 700만원인 것을 감안했을 때 이게 이 가격이 맞나 싶을정도. 그 당시 출시한 캐논, 니콘의 플래그십 DSLR도 100 후반에서 200정도인 걸 보면 참 대단하다 싶을 정도다. 

 

원래 디지털 M바디를 사용할 생각이 전혀 없었고 수동초점에 대해서 귀차니즘이 심했던지라 딱히 구매를 고려하지도 않았는데 어느 날 문득 구매를 하게 됐다. 이유는 간단하다. 

얼마 전부터 카메라 스펙에 대해 회의감이 매우 많이 들었으며

가지고 있는 M4와 렌즈군이 있다보니 최대한 활용해보자 싶었기 때문이다.

Leica M4, 50mm Summilux f1.4

현재 가진 M렌즈는 35mm 50mm 90mm 135mm가 있고

필름바디인 M4에서만 사용했었다. (후지바디에 어댑터 써서 쓰기도 했지만 크롭이다보니 약간 애매했다)

필름을 많이 찍지 않기도 했고 현상이 귀찮아서 활용을 안했다가

가지고 있는 렌즈가 쉽사리 구할 수 있는것들도 아니고 어디다 팔 것도 아니기에

써보자고 마음먹었다.

 

구매한지 반년이 좀 넘었고 그만큼 들고다닌 만큼 이제와서 간단히 리뷰를 남겨보려고 한다.

 

 

50mm Summilux

 

 

1. 느리다

 정말 느리다. 애초에 연사기능이 왜 있는지 싶을 수준에(2fps) MF니 아무래도 DSLR이나 미러리스와는 확연한 속도 차이가 있다. 근데 초점은 맞추다보면 익숙해지고 스포츠 사진을 찍는것도 아니라서 딱히 문제는 없었는데 저장속도와 버퍼용량, 버퍼 비우는 속도가 정말 느리다. RAW 5~6컷만 찍어도 바로 저장 중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촬영이 되지 않는다. 스튜디오 모델촬영의 경우 대개 다른 쪽을 보고 있을때에도 몇 컷 찍고 나를 바라볼 때에 파바박 더 찍는 편인데 그게 안된다. 몇 컷 찍는 순간 버퍼의 60%는 이미 끝났다고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항상 컷수를 많이 가져가던 나에게는 매우 신선한 경험이고 답답한 경험이었다.

 근데 이걸 이제와서 써보니 내가 얼마나 생각없이 셔터를 날리고 그 많은 컷 수 중에서 몇 컷을 건지려고 그렇게 찍어댔구나 싶다. M-E를 들고다니면서 촬영을 계속 하다보니 확실히 여유가 생기고 대화도 하고 성급했던 마음에 조마조마하던 내 태도가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2. 이미지 퀄리티

 사실 이미지 퀄리티가 엄청 좋은건 아니다. 10년 전 당시만 하더라도 충분했지만 현재 출시되는 바디들과 비교하면 정말 초라한 수준이다. ISO800에서도 노이즈가 많다. DR도 좋지 않아서 화이트홀이 뻥뻥 뚫린다. 뭐 이건 단순히 스펙적인 이야기다.

 내가 사용하기에는 사실 큰 문제가 없는 바디이다. 일상생활, 야외에서 충분한 빛만 있다면 불편함이 없다. 실내 촬영에서도 조명만 충분히 다룰 줄 안다면 더더욱 문제없다. 웹용으로는 차고 넘치지 않나 싶다. 

 

 

3. 색감

 색감은 항상 논쟁거리이다. 왜냐하면 주관적인 가치평가이기 때문이다. 글쎄. 나는 제조사 별 색 처리는 다 다르고 RAW파일이라고 하더라도 같은 화상을 동일한 세팅으로 찍는다고 쳐도 절대 같을 수 없다고 본다. 사람 눈도 마찬가지로 내가 보는 색과 다른사람이 보는 색이 다른데...

 후지, 니콘, 캐논, 소니를 다 가지고 있는 입장에서 라이카는 색 처리가 약간 녹색쪽 느낌이 있다. 오토화밸을 하면 확실히 그런 티가 많이 난다. 아래 사진이 완전 똑같은 세팅값은 아니지만.. 대략 배경 색을 보면 라이카가 쫌 더 녹색 기운이 있다. 사실 뭐 보정하는 입장에서는 크게 문제될건 아니지만 차이가 있기는 하다. 

 

4. 편의성

 부피는 확실이 작은데, 무게는 꽤나 무겁다. 전체 황동이다보니 정말 무겁다. 손에 오래 쥐고 있으면 좀 얼얼하다. 다만 35mm 50mm 바디 이렇게 가방에 넣어도 정말 부피가 작아서 여유롭다. 갠적으로는 무게보다 부피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매우 만족한다. DSLR이나 미러리스는 f1.4 렌즈를 장착하면 이미 가방 절반이 찬다. 그래서 사실 데일리 카메라로 최적이다. 걸어다니면서 스냅을 많이 찍는 편인데 최고라고 본다. 

 단점은 긴 초점거리. RF 특성상 어쩔 수 없다. 실내에서 테이블에 올려진 커피나 여러가지 소소한 것들을 찍기에는 쪼금 애매하다. 살짝 일어나거나 몸을 뒤로 쭈욱 빼지 않는 이상....

 

 

5. 결론

 사실 좀 쓰다가 맘에 안들면 처분하려 했다. 그리고 구매 후에 한동안은 딱히 맘에 들지 않았었다. 뭔가 라이카라고 해서 엄청난게 있는게 아닌것도 있고 오래 된 바디이다보니 최근 바디들과 달리 고려해야할 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근데 차츰 기기적 스펙을 크게 중요시하지 않게 되었고 내 습관, 촬영 방식에 맞는 바디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내게 참 잘 맞는 카메라이다. 몇몇 고화소가 필요하거나 특정 작업용은 DSLR로 촬영하지만 세팅이 필요하지 않는 일상 스냅, 인물 사진의 경우 정말 좋다. 가방 부피가 정말 많이 줄어들고 FF으로 얕으 심도를 내기에도 좋고 렌즈를 다 사용할 수 있으니 정말 마음에 든다. 가끔 버퍼때문에 좀 신경쓰일 때도 있지만 말이다..

 

 

샘플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