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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진 이야기 1.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사진을 왜 찍는가



#정리

이틀 동안 두 번, 아름다움과 사진에 대한 약간은 원론적이고 어느 정도 답이 예상되는 질문들을 이야기하였다. 사진을 찍으면서 고민하는 것들, 내가 왜 사진을 찍는지, 아름답다는 것이 무엇인지 한번쯤은 깊게 생각해보아야 사진이 달라질 것 같았다. 모임에서 매 번 찍는 사진들은 어떤 장소에 여럿이 모여 자유롭게 사진을 찍는 것이 주로 반복되었으며 무언가 신선한 것이 필요하다 싶어 내가 주체로 진행해보고자 했다.

그로 인해 느낀 점이 몇 개 있는데 이를 간단히 적어보고자 한다


1.  사진을 찍는 이유

- 사실 아마추어 모임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주로 자신의 만족을 상당부분 차지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개개인이 찍은 사진의 만족이 있다면 큰 무리없이 그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따라서 사진을 잘 찍건, 사진 찍는 기술이 풍부하건 크게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좀더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기만 하면 된다.


2.  목적과 도구

- 사진은 카메라와 렌즈를 필요로 한다. 거기에 좀더 빛을 다룰 수 있는 도구들도 추가 되면서 복잡성이 증가하며 많은 조건변수들을 다룰 수 있는 것이 사용자의 촬영 기술이라 볼 수 있다. 다만 문제는 사진의 목적을 잊고 기술에만 집착하는 경우, 더 나아가 기술에 집착한 나머지 목적을 등한시 하여 사고(思考)하는 법을 잊는 것이다.

 삶에 있어 누군가는 의미가 없다 할 수 있겠지만 어떤 행동에는 대부분 원인, 이유를 포함하기 나름이다. 내가 사진을 찍는 것은 분명 아주 기본적인 만족에서부터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것을 사진의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

 사진을 찍으면서 도구와 기술에 집착하기만 하면 어느 순간 내가 사진을 찍는 목적이 굉장히 단순해질 수 밖에 없다. ‘이쁘다’, ‘좋다’ 라는 표현만으로 사진이 가지는 아름다움이 표현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없다. 왜 사진을 찍는지, 그 사진을 통해서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해야 하며, 사진이 주는 비언어적 표현과 함께할 수 있어야 비로소 가치를 둘 수 있다. 수많은 사진 기법들을 배우는 것은 내가 다양한 비언어적 표현 방법들을 배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목적을 잊어버린 사진은 가치가 있는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3.  자기객관화

- 토론의 기본적인 자세는 자기객관화이다. 한발짝 나에게서 떨어져 바라볼 때 스스로에게 편한 잣대를 가져다 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는 누군가의 의견을 한번쯤 다시 수용해보고자 하는 태도와 굉장히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만약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면 그 토론의 의미는 사라진다.  여기에 우리나라 문화가 좀더 곁들여져 있는 부분이 있다. 획일적인 방향으로의 교육과 선배-후배 라는 관계가 있다. 전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후자는 굉장히 위험한 태도가 될 수 있다. 선배-후배는 우월의 관계가 아니다. 초기에 선배가 당연히 후배보다 많이 알 수 밖에 없음은 자명하나 시간이 지나 경험과 지식의 격차가 줄어들거나 역전될 수 있다. 이는 사진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내가 먼저, 좀더 많은 것들을 배웠다 하더라도 그것이 정말 사진을 잘 찍는다는 기준이 될 수 없다. 

특히나 이번 토론과 같은 경우는 원론적인 이야기, 주관적인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으로 그 누구도 우월의 관계에 놓일 수 없다. 의견을 종합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 타인의 생각을 듣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여 서로에게 시너지를 줄 수 있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자기객관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특히 이런 아마추어 모임에서 조금이라도 사진 기술을 연구하거나 많이 찍은 사람들은 자신이 마치 우월하다 느낄 지 모르겠으나) 결국 하나의 꼰대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좀더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우월이 아닌 다름을 이해해야 한다.


4.  결론

- 좀 더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싶다. 단순히 인물 사진을 찍을 때 어떤 포즈를 취하거나 어떤 세팅, 구성을 사용해서 찍어야 한다던가 하는 이야기는 솔직히 이제 신물이 난다. 사진을 찍기 전, 내가 어떻게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 사람과 공감하며 같이 한두시간을 보낼 지, 어떤 장소에서 내가 차분히 그 감정을 느끼고 무엇을 담고자 할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원론적이고 진부한 이야기라고 할 지 모르겠으나 최근 내가 생각하는 사진이라는 건 그런 잡다한 기술이 아닌, 서로가 교감하고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몸짓, 표정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내고 담아내는 것이 하나의 도약점이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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